손석태 박사
개신대학원대학교 총장
한국 복음주의구약학회 회장
기독대학인회(ESF) 이사장


나는 얼마 전 내가 존경하는 증경 총회장(예장 계혁) 이강로 목사님이 보내 주신 박윤식 목사님의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라는 책을 받았습니다. 흔해 빠진 주제에 그렇고 그런 글이려니 생각하고 떠들어 보지도 않고 책장 한 구석에 밀쳐 놓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옛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박윤식 목사님의 책이 화제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나는 사실 박 목사님의 대헤서 아는 바도 없고, 책도 읽어 보지 않아서 모든 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언젠가 신문의 보도를 본 후 말씀사에서 책을 구입하여 읽었으며, 네 번째 책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구약학자인 나에게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꺼내어 읽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현대 성경학자들의 이론이나 주장은 접어두고 가능한 한 목회자로서의 저자 박목사님의 입장에서 읽고 이해해보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서문에서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기 위하여 지리산 굴 속에 들어가 성경을 읽고 깨달음이 있을 때마다 그것을 칡넝쿨 잎에 싸서 싸리나무에 꿰어 두었는데, 그것들이 후에 이 책의 자료가 되었다는 고백을 듣고, 한국의 목사들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연구하고 경외하는 분도 있구나 감탄하였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많은 목사들은 성경을 탐구하지도 않고, 연구하는 방법도 모르고, 말씀을 붙들고 깊이 묵상하거나, 씨름하는 열정도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책의 내용은 덮어 두고라도, 박 목사님의 말씀 연구에 대한 뜨거운 그 열정과 진지함은 우리 젊은 목회자들의 훌륭한 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박 목사님은 성경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성경의 가장 핵심이 되는 그리스도와 그의 족보를 붙들었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죄인을 위한 구속사이며, 구속사의 중심은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를 알려면 그리스도의 족보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마태복음 1:1-7에 나오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윗을 이은 그리스도의 족보를 14대씩 3기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마다 족보를 분석하고, 종합하여 구속사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본 서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이거할 때까지, 제 2기의 족보를 중심으로 강해한 것입니다. 성경을 전공한 학자도 아닌 분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끈질기게 줄기차게 연구하여 이처럼 방대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저는 놀랐습니다. 우리는 생각하기 싫어하고, 생각을 한다 해도 그것이 너무 짧아서 한 편의 설교를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박 목사님은 일생 동안 한 우물을 깊이 판 것입니다. 결국 그는 이 시리즈에 그의 사상과 신학, 신앙과 정신, 그리고 그의 열정을 다 쏟아 넣은 것입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역작이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 목사님은 하나의 주제로 한 우물만 깊이 판 것이 아니었습니다. 깊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이도 있었습니다. 성경 각 권에 산재해 있는 신학.역사의 조각들을 구속사적 경륜으로 통합하여 하나의 완벽한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족보를 구성하는 인물들 개개인에 대하여 이야기를 실감나게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족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대한 그의 구성은 단순히 연대를 따른 사건 나열이 아니라 강해 설교의 양식을 따라 문단마다 적절한 제목을 붙여, 그것만 훑어보아도 전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으며, 등장 인물들의 생애를 통하여 한 마디씩 던지는 저자의 메세지는 독자의 가슴을 파고들며, 그의 문체는 유려하고, 구수하고, 흡인력이 있어 단숨에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점이 참으로 돋보이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우리 설교자들은 재미있사는 이야기꾼이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성경의 역사서는 훌륭한 소재들이 많으면서도 설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박 목사님은 바로 이 점에서 우리 후배 목회자들에게 역사서를 가르치고 설교하는 데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사료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해도움”이라는 표제 아래 만든 열왕들의 연표나 도표는 각각 특징 있고,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평신도나 신학생, 목회자나 그 누구도 사무엘서, 열왕기, 역대기를 공부하고, 설교를 준비하는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너무나 크고 깊고 넓은 분이어서 그 분을 이해하고 아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바로 알기 위해서 길을 찾아 헤맸지만, 그 길을 바로 찾은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여러 선배들이 찾아놓은 그 길을 따라가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만납니다. 그런데 박 목사님은 “족보”라는 길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찾은 것입니다. 그리스도라는 정상에 이르는 새로운 길(route)을 개척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의 안내자가 되어 우리에게 이 책을 내놓았습니다.

나는 박 목사님이 찾은 이 길이야 말로 우리 성도들이 그리스도께 이르는 정확한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그리스도를 알기 원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특히 그리스도에게로 이르는 길을 앞장서 가야 할 우리 목회자들은 꼭 읽고, 서재에 두고 참고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어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